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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발코니서 추락한 술집 손님…업주 책임은?

이용규 2021-05-13 조회수 869

2m' 발코니서 추락한 술집 손님…업주 책임은?


화장실에 있는 발코니 나가다 추락 부상
안전장치 없이 손님 흡연등 장소로 사용
법원 "주점 운영자가 발코니 점유했었다"
"별도 안전장치나 출입금지 조치 했어야"
손해배상 책임 30%…약 8억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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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건물 2층에 있는 주점 화장실에 갔다가 외부로 연결된 발코니를 통해 밖으로 나가던 중 추락해 부상을 입었다면, 건물 소유주와 임차인 주점 운영자 중 누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을까.

30대 남성 A씨는 지난 2017년 1월14일 오후 9시께 지인들과 주점에 방문해 술을 마시다가 다음날 새벽 2시30분께 주점 화장실 내부에 설치된 문을 열고 건물 외부로 연결된 발코니를 통해 밖으로 나가다 1층 바닥으로 추락했다.

당시 남자소변기 옆 정면에는 건물 외부로 연결된 출입문이 존재했는데, 이를 열면 가로 300㎝, 세로 130㎝ 정도 넓이의 이 사건 발코니가 설치돼 있었다.

이 공간은 애초 주점 운영자 B씨가 청소도구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했는데, 손님들이 주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흡연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발코니는 지상에서 2m 정도 높이로 B씨가 앞면과 옆면에 갈대발 가림막을 설치하고 하단 부위를 케이블 타이로 고정해두기는 했으나, 그 외 난간 등 다른 추락방지 시설이나 안전경고 문구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추락 사고로 A씨는 머리 우측 반구의 경막외 출혈과 흉부 골절·탈구 등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B씨가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설치 의무를 게을리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 사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또 "무단 증축된 발코니에 추락방지를 위한 어떤 시설도 않고 건물 2층을 임대했다"며 건물 소유주 C씨도 공동으로 B씨와 총 17억79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부모에게도 각 2000만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양상윤)는 A씨와 부모가 B씨와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발코니는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설치·보존상 하자가 있다"며 "이 사건 주점의 임차인이자 발코니 점유자로서 B씨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주점 운영 시간은 통상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3~4시까지로, 심야 시간에 술취한 사람이 이 사건 발코니를 통해 나가게 되면 바닥으로 추락할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점 운영자 B씨는 추락 사고에 대비해 난간 등 별도 안전장치를 설치하거나, 아예 출입을 못하도록 시정장지 또는 출입금지 표시 등의 조치를 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갈대발 이외 추락방지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 건축법은 '옥상광장 또는 2층 이상인 층에 있는 노대(건물 위층에서 외부로 뻗은 공간)나 그밖에 비슷한 것 주위에는 높이 1.2m 이상의 난간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이 사건 발코니는 '노대' 또는 '노대와 유사한 것'에 해당하므로, 높이 1.2m 이상 난간을 설치해야 한다"면서 "이 수준의 난간이 있었다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갈대발은 추락방지 목적이 아니라, 외부에서 봤을 때 건물 내부로 연결된 출입문 존재를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며 "성인 남성이 물리력을 가해 충분히 젖히고 나갈 수 있어 충분한 안전조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한 A씨의 재산상손해에 대해 재판부는 일실수입·퇴직금, 치료비 등을 모두 합쳐 24억2600여만원이라고 봤다.

하지만 "A씨도 사고 당시 만 31세 성인으로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음에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같은 사정을 종합해 B씨의 손해배상 책임 제한을 30%로 판단했고, 재산상손해와 위자료 3000만원을 포함한 총 7억5800여만원을 A씨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A씨 부모에게는 각 500만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건물 임대인 C씨에 대한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이미 발코니 점유자인 B씨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기 때문에, 함께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